
십자가를 짊어지는 교회
코로나 19의 방역단계 2.5가 2주 더 연장되었습니다. 1,000명 이상을 넘어 고공행진을 하던 확진자 수가 500명 안팎으로 줄어든 지금 당연한 조치입니다. 의료진들의 수고가 참으로 고마울 따름입니다. 또한 생활의 어려움 속에서도 방역 단계를 따르는 국민들의 협조와 노고에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이번 3차 유행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성상 어느 정도 예견되었습니다. 그래서 방역당국은 더 긴장하며 추이를 지켜보았습니다. 여러 조치에 대한 말들이 많지만 그 만큼 국민전체를 생각하는 당국의 고심도 컸으리라 짐작할 뿐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3차 유행 속에서 교회의 이름이 그 어느 때보다 언론에 많이 오르내린 것입니다. 1차와 2차 유행 때는 특정집단의 돌발성이 강한 것처럼 보였으나 3차 유행에는 일상에서 교회의 이름이 많이 드러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비윤리적인 강력사건에도 교회의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차마 입에도 담기 어려운 사건들이 코로나 상황 속에서 함께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간 감춰져 있던 한국 교회의 부정적인 현실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곪아터진 모습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의 이름으로, 목사의 이름으로, 목회자 자녀의 이름으로, 교인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이런 모습들에 교회는 아무 할 말이 없어야 합니다. 오직 비통한 심정으로 속죄해야 할 뿐입니다. 회개해야 할 뿐입니다. 그것이 오늘 한국 교회가 해야 할 일입니다.
예수님은 인생들을 사랑하심으로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져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죄가 없으셨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십자가를 짋어지셨습니다. 세상의 구원을 위해서 그렇게 하셨습니다.
교회는 예수님이 그리 하셨던 것처럼 역사의 십자가를 짋어져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신앙이요, 이웃을 사랑하는 신앙입니다. 우리는 죄가 없다고 무죄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은 바로 나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은 바로 우리 때문입니다’라고 죄책을 고백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성도의 책무요, 교회의 책무입니다.
김종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