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잃어버린 길을 다시 찾읍시다
‘정직한 후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정치에 입문했다가 3선 의원이 되었고, 4선에 도전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극중 이름은 조상숙입니다. 4선에 도전하는 조상숙의 모든 것은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위한 것입니다. 그가 하는 말과 행동은 당연히 거짓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일로 인해 속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입을 열 때마다 속마음이 그대로 나왔고, 그의 본모습이 여과 없이 온 국민에게 드러났습니다. 거짓으로 쌓아놓았던 모든 것이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결국 그는 후보에서 사퇴하게 되었고, 감옥에 가게 되었으며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보여졌습니다.
하지만 그 때부터 그에게 인생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출소한 그는 정직하고 깨끗하며 올곧은 정치인의 표상이 되었습니다. 잃어버렸던 정치인이자 한 인간으로서의 길을 찾은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대한민국의 희망으로 그 첫걸음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우국지사들이 기독교 신앙을 통해 희망을 가졌고, 국민들도 그러했습니다. 가진 것이 없었어도, 숫자가 적었어도 신앙은 환난을 거치며 담대한 소망의 뿌리였습니다.
고난이 사라지자 한국교회는 병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소망의 표상이 되는 공동체보다는 자기들만 아는 공동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본래 교회는 자기들만을 아는 공동체가 아닌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공동체의 표상이었습니다.
코로나19 시대에 대처하는 교회에 대한 말이 많습니다. 이와 같은 교회에 대한 비난에 가까운 말은 달리 말하면 그동안 교회가 길을 잃어버린 결과이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길에서 벗어나면 교회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교회는 정치집단도, 경제집단도 아닙니다. 교회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감사와 기쁨과 능력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공동체입니다.
이제 우리 잃어버린 길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고난주간과 부활주일을 앞둔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를 꼭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김종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