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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단상(斷想)


집 앞 보도블럭 사이를 비집고 이름을 모르는 잡초 하나가 그 얼굴을 빼꼼히 내밀었습니다. 그 모습이 자못 귀여웠습니다. 과연 잡초는 생명력이 강하구나 싶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잡초도 자랐습니다. 굵기는 새끼손가락 정도에서 멈췄지만 계속 자라나는 키는 어린 아이의 그것을 넘었습니다.

비스한 모양의 잡초가 현관 앞 화단에서도 자라고 있었습니다. 굵기도 비슷하게, 키도 비슷하게 자랐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화단에는 하나가 아닌 여러 개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키가 어린아이만큼 되었을 때인가 봅니다. 보도블럭 사이의 잡초가 옆으로 스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발에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만남의 인연이 있었기에 쉬이 뽑아내지 못했습니다. 이를 테면 그의 일생을 제가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홀로 있었던 잡초는 어느 정도 자라자 그 힘을 이기지 못해 스러졌습니다. 점점 기울어지더니 아예 드러눕듯이 옆으로 누워버렸습니다. 애처롭기 그지없습니다.

몇 개가 함께 있던 잡초는 서로를 기대어 있으면서 여전히 서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서 있을지 지켜보려고 합니다.

공동체로 함께 있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봅니다. 많은 공동체들이 있지만 제각각의 이해관계로 얽혀 있어서 필요에 따라 모이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합니다.

이해관계를 넘어서 하나의 가치로 세워진 공동체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인 교회입니다. 함께 웃고 함께 울며 교회는 서로 기대어 서로를 세워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태복음 18:20).’

 

김종균


 

This Post Has One Comment

  1. eunhee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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