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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여니 새바람이 들어옵니다


지난주에는 하늘 가득 내린 눈을 보고 제철을 모른다며 웃었는데 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내렸습니다.

겨우내 말라있던 작은 냇가의 잔디며 풀들도 곧 파릇파릇 새싹을 밀어낼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도, 얼굴도 따라서 푸르러지겠지요.

어제 봄맞이 교회 대청소를 했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이 오셔서 함께 수고하고 애써주셨습니다. 마음은 오고 싶었으나 함께 하지 못하신 분들의 마음 또한 성소에 있음을 우리는 모두 알았습니다.

종종 청소를 하면서도 미처 닦아내지 못한 묵은 때들을 닦아내고, 구석에 쌓여있던 먼지들을 털어냈습니다. 다 같이 기쁜 마음으로 닦고 털어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저는 먼저 와서 준비를 했습니다. 문을 열고, 청소기와 걸레와 장갑 등 청소 도구를 꺼내 놓았습니다. 본당의 창문도 열어 놓았습니다. 무심코 창문을 열었는데, 이번에는 환기를 위해 열 때와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 때는 닫을 것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창문을 닫기에 마음이 급했습니다. 열린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의 느낌을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본당에는 모두 여섯 개의 창문과 세 개의 블라인드가 있습니다. 세 개의 블라인드를 순서대로 올리고 여섯 개의 창문을 차례대로 열었습니다. 하나의 창문을 열 때마다 바람이 밀려 들어왔습니다.

밀려오는 바람과 함께 예상치 못한 느낌이 저를 덮었습니다. 새바람이다! 과연 그랬습니다. 새바람이었습니다. 신선하고도 새로운 바람이 살갗을 감싸고 전신을 휘감았습니다. 그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문을 열면 새바람이 들어온다는 이 작은 현상이 제게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렸습니다. ‘문을 열면 새바람이 들어오듯이 네 마음의 문을 열면 성령의 새바람이 들어온단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귓전에 말씀하시는 듯 했습니다.

3월의 시작과 함께 받은 선물, 문을 여니 새바람이 들어옵니다.

 

김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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