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상을 돕는 글(10/10)
악독한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교묘하게 형벌을 피하는 사람을 볼 때 우리는 분개합니다. 그가 정당한 심판을 받아 마땅하게 처벌되기를 바라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화가 나는 거예요.
그러나 그럴 경우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잘 성찰해야 합니다. 분개심을 안으로 자신에게 돌려야 해요. 그래서 이렇게 자문해야 합니다.
“얼마나 많이 나는 남들에게 잘못해놓고 그 형벌을 피했던가?”
의심할 나위 없이, 우리 모두에겐 그런 예가 수도 없이 많지요. 이런 사실을 인정할 때 남들을 향한 우리의 분노가 녹아 없어질 것입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성찰이 우리를 하나님께로 돌아가 그들을 용서해달라고 빌게 하리라는 사실이에요.
다른 사람들의 범죄가 끔찍하고 분명한 데 견주어 우리의 범죄는 사소하고 희미한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니까 우리 죄를 덜 중요하고 덜 무서운 것으로 여겨야 하는 걸까요?
아니지요. 오히려 우리는 사소한 범죄들이 가장 큰 해를 입힐 경우가 자주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강도질이나 폭행처럼 잘 드러나는 범죄는 쉽게 알아볼 수 있고 그래서 오히려 미연에 방지할 수가 있지요. 반면에 거짓말이나 비방, 욕설 따위 미묘한 범죄는 알아채기가 매우 어렵고 그래서 미리 막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요한 크리소스톰, 『단순하게 살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