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을 돕는 글(10/3)

뱀처럼 슬기로워지라는 말씀이 무슨 뜻일까요? 공격을 받을 때 뱀은, 머리를 건질 수만 있으면 신체의 다른 부분을 기꺼이 잘라버릴 태세가 되어 있지요.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로워지라는 말은, 신앙을 지킬 수만 있다면 다른 모든 것들-재산, 명성, 친구들-을 기꺼이 잃을 태세가 되어 있으라는 뜻입니다. 여러분의 신앙은, 그것으로 모든 진리를 배우는, 여러분의 머리예요. 그렇게 배운 진리가 여러분 영혼을 자유롭게 하지요.

그러나 뱀처럼 슬기로운 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비둘기처럼 정직하고 순결해야 해요. 실로, 덕을 짓는 것은 지혜와 순결의 조화입니다. 뱀처럼 슬기로운 사람은 아무리 무서운 공격에도 살아남아 그리스도의 제자로 계속 활동할 수 있어요. 순결한 사람은 자기를 공격하는 자들에게 앙갚음하지 않습니다. 비둘기처럼 순결하라는 말은 여러분에게 잘못을 저지르거나 못된 짓을 하는 자들에게 보복하지 말라는 말이에요.

지혜가 순결로 알맞게 조절되지 않으면, 한 공격이 또 다른 공격을 낳고 그리하여 끝없는 갈등이 꼬리를 물게 됩니다. 순결이 지혜로 알맞게 조절되지 않으면, 사람이 지나치게 나약해져서 조금만 공격을 받아도 살아남지 못하겠지요.

아무도 여러분의 신앙을 앗아가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지키십시오. 여러분의 지혜가 그렇게 해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누구한테도 앙심을 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요한 크리소스톰, 『단순하게 살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