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욥기를 읽으면 마음이 참 먹먹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그 수많은 고통들을 한 순간에 당하고도 죽을 수 없는 그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경험해보지 않고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는 것은 진실이 아니겠지요.
지난 주 금요일, 예배 본문이 욥기였습니다. 그 유명한 욥기 23장 10절,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
빼앗기고, 죽고, 떠나고, 아픈 삶. 그것이 욥이 걷고 있는 인생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아픔을 안고도 ‘그러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말이 귓전에 계속 맴돕니다. 욥기는 왜 기록되었을까. 욥기는 왜 성경에 포함되었을까. 욥기는 왜 지금도 읽혀질까.
이 세상 어느 한 사람도 문제없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지금 겪고 있는 그 문제가 너무나 힘겨워 포기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포기할 힘도 없어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욥기는 바로 그 사람을 위해서 남겨놓으신 위로의 책이 아닐까요.
빼앗긴 나의 재산, 죽음으로 떠나버린 나의 자식들, 떠나버린 나의 아내, 아픈 나의 몸. 생각할수록 고통이며, 아픔이며, 눈물이지만 이 모든 것들을 아시는 분이 계시다. 바로 하나님 아버지.
욥의 이 말, ‘그러나.’ 이 말을 들으며 위로를 받습니다. 그분이 계시기에 ‘그러나.’‘그러나’를 외치며 다시 일어서는 욥을 보며, 그대에게도 가만히 전해봅니다. ‘그러나.’
욥의 길을 걷고 있는 욥이, 그대의 길을 걷고 있는 그대에게 말합니다.
그대에게는 ‘그러나’가 있어요. 그러니 우리 함께 힘을 내요. 그대의 길을 걸어요. 그 길 끝에는 순금 같은 그대가 있으리니.
김종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