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분만 멈춰주세요
지난 월요일, 둘째 아이의 방학 숙제를 위해서 수원 화성 행궁에 갔습니다. 하늘에 구름이 없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출발했습니다. 비가 오락가락 했기 때문입니다.
광교에서 화성 행궁까지는 자동차로 15분 정도 걸립니다. 출발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도착할 때는 제법 진한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었습니다.
차에서 내려 매표소 앞에 도착하자 빗방울이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하늘은 시커멓게 변했습니다. 빗줄기는 장대비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매표소 처마 밑에서 꼼짝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우산을 준비하지 못했던 관람객들은 그 비를 다 맞아야 했습니다. 저희도 우산이 없었습니다. 누가 이렇게 비가 올 줄 알았겠습니까?
시간이 흐를수록 비는 더욱 굵어졌습니다. 겁에 질린 아이가 제게 말했습니다.
“아빠! 기도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2분만 멈추면 우리 차에 갈 수 있으니 기도해요.”
기도를 마쳤습니다. 아이의 얼굴에는 눈물이 흘러내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잠시 후 빗줄기가 가늘어지는가 싶더니 먹구름으로 가득하던 하늘에 빛의 구멍이 생겼습니다. 어둡던 하늘이 밝아지고 곧 빗줄기가 멈췄습니다.
우리는 자동차로 뛰어갔습니다. 시간이 2분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2분의 시간이 지난 후 하늘은 다시 어두워졌고, 비는 다시 내렸고 곧 굵어졌습니다.
자동차를 향해 뛰는 그 짧은 시간 우리는 흥분했습니다. 비가 정말 멈췄습니다. 40회 작정기도회를 앞둔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징조가 분명했습니다.
김종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