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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걸음


참 허탈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이 그날인줄 알고 갔는데 그날이 아니었을 경우가 그렇습니다. 지난 주 수요일이 그랬습니다. 얼마나 허탈하고 감정도 흔들리고 참 마음이 힘들더라구요.

몇 주 전 우편물이 하나 왔습니다. 전혀 모르는 곳에서 보내온 것이었어요. 발신자는 ‘한국이엔엑스’라는 곳이었습니다. <국제방송·음향·조명기기전>에 초대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봉투 안에는 안내 브로슈어와 더불어 <무료 입장권>도 같이 있었습니다. 마침 교회 음향에 문제가 있었는데 잘 되었다 싶었지요.

몇 주 동안 기다리다가 수요일이었지만 좀 무리를 해서 다녀올 생각을 하고 출발을 했습니다. 그날이 아니면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서울 삼성동에 있는 무역센터(COEX)에 갔습니다. 전철을 타고 한 번 환승도 하면서 어렵사리 찾아갔습니다. 참 오랜 만에 가는 길이라서 꽤 헤맸어요.

물어물어 전시장을 찾아갔는데,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제가 찾아온 전시회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안내 직원에게 브로슈어를 들이밀면서 따지듯이 물었습니다. 그분도 한참을 보면서 당황스러워 하더군요.

그렇게 한참을 보다가 손가락으로 브로슈어의 한 곳을 가리켰습니다. 빙그레 웃으면서요. 제 눈은 손가락 끝을 따라갔습니다. 아뿔싸! 행사 날자가, 날자가, 그날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다음 주였습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분은 웃었고, 저는 울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인생>이라는 전시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전시회 시간을 잘못 알고 있다면 그 얼마나 허탈할까요?

<인생> 전시회를 위해 준비된 브로슈어가 있습니다.

당신의 손 안에 ‘성경’을 드립니다.

 

김종균


 

This Post Has One Comment

  1. 다니엘

    ㅜㅜ..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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