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에 가득 찬 눈송이 속에서 사랑을 찾았습니다
어려서는 눈 내리는 것이 마냥 좋았습니다. 눈 내리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젖히면 하늘이 얼굴로 쏟아져 내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입을 벌려 눈송이를 받아먹는 것은 온 땅 가득 내리는 눈을 향한 환영식의 백미였습니다.
지난 주에는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어렸을 때와는 달리 마냥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이 눈이 얼면 운전은 못하겠구나. 이렇게 내리면 교인들이 나오기는 어렵겠구나.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먼저 걱정이 앞서는 것은 그만큼 어른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걱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는 내리는 눈을 보면서 그 안에 담겨진 말씀도 보게 되었습니다. 천진함은 잃었지만 깊은 통찰력을 얻었습니다.
하늘 가득 내리는 눈을 위에서도 보고, 아래에서도 보았습니다. 위에서 내려 보는 눈 내리는 모습은 마치 송곳 같습니다.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어느 한 지점만을 집중하여 내리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듭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눈 내리는 모습이 송곳 같다면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눈 내리는 풍경은 전혀 다릅니다. 온 하늘이 눈으로만 가득합니다. 하늘을 덮은 눈발 사이는 전혀 빈틈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것만으로도 가슴은 충만해집니다.
한 곳을 집중하여 내리는 듯한 눈발을 내려다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찾아왔습니다. 위에 계신 하나님도 저렇게 한 곳을 집중하여 보실까. 아흔아홉 마리 양보다 한 마리 잃어버린 양을 찾는 시선이 저렇게 송곳 같을까.
부모는 수많은 아이들 속에서도 내 아이를 찾아냅니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그 시선 속에서 온 세상에 충만한 부모님의 사랑을 느낍니다. 마치 내리는 눈을 올려다볼 때 느끼는 그 충만함처럼 말입니다.
하나님의 시선은 언제나 한 영혼을 향합니다. 그 시선은 한 치도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그 영혼을 구원하시기까지 집중합니다. 송곳의 날카로움을 지닌 채 집중하고 또 집중합니다. 영혼구원을 향한 하나님의 집중력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하나님의 시선을 받은 영혼은 그 사랑으로 충만합니다. 하늘에 가득 찬 눈송이처럼 우리 영혼에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충만합니다. 우리의 영혼은 오직 하나님의 사랑으로만 충만해짐을 하늘에 가득 찬 눈송이를 보면서 깨닫습니다.
김종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