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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디 계셨어요?


갑자기 화가 끓어올랐습니다. 분노가 일었습니다. 몸이 떨렸습니다. 괴로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이런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사회 초년병, 대학을 갓 졸업하고 부임한 첫 학교였습니다. 햇병아리 교사였던 그는 의지할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마침 그곳에 학교 선배가 있었습니다. 가뭄의 단비 같았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내가 의지했던 그 선배는 나에게 야단만 쳤습니다. 작은 것 하나도 그냥 넘기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그는 기가 꺽였습니다. 시들어가는 잎사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혼하여 목사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목사의 아내가 되어서도, 그 때 그 일이 떠오르면 괴로웠습니다. 괴로워서 미치겠고, 괴로워하는 내 자신이 화가 났습니다. 그 일이 떠오르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마음도 쉬이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은 작정하고 기도하고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도 불같이 화가 났습니다. 소리쳤습니다.

“하나님, 미치겠습니다. 용서할 힘도 없습니다. 용서해도 다시 괴로워집니다. 하나님, 그가 날 괴롭힐 때 하나님은 도대체 뭐하셨어요? 하나님은 어디 계셨어요?”

그때 한 장면이 그의 마음속에 떠올랐습니다. 그를 야단치고 있는 손과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 그리고 그 곁에 같이 서 있는 한 사람. 그는 단번에 알아보았습니다. 그가 주님이시라는 것을. 같이 야단을 맞고 있는 주님이시라는 것을.

주님을 보면서 그는 타오르는 증오가 사라졌습니다. 그제서야 그 선배를 용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힘없이 보이는 그와 같이 주님이 함께 계셨습니다.

괴롭습니까? 주님께 물으십시오. 필요가 있습니까? 주님께 물으십시오. 부르짖고 싶습니까? 주님께 물으십시오. 하소연하고 싶습니까? 주님께 물으십시오. 신실하신 주님께서 당신에게 대답하십니다. 당신에게 찾아오십니다. 당신과 함께 하십니다.

 

김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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