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212-9179 therisench@gmail.com 회원가입
칼럼 이미지

할아버지와 중학생들


아이들의 장기 자랑이 끝나자 할아버지는 조용히 일어났습니다. 안방에 들어갔다가 나온 할아버지의 손에는 몇 장의 지폐가 들려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줄 용돈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가족들이 모일 때마다 장기 자랑을 준비해서 펼치곤 했습니다. 몇몇은 자라서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6명의 아이들 중 3명이 중학생이었습니다.

자연스레 분위기가 딱딱해질 수 있었습니다. 장기 자랑을 하기엔 나이가 든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이 아이들이 어색한 중에도 장기를 펼쳤습니다.

할아버지는 이것이 기특했습니다. 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예상과 달리 중학생이 된 손주들이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위해서 장기를 펼치자 마음이 흐뭇해진 것입니다.

중학생이 된 아이들이 머뭇거림 없이 장기를 펼치자 할아버지도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레 떠오르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으니(로마서 4:18).’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고(로마서 4:20).’

‘능히 이루실 줄을 확신하였으니(로마서 4:21).’

믿음은 우리의 한계를 넘어서게 하는 힘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우리 자신을 보면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을 보면 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믿음의 능력입니다.

믿음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내년에도 우리 중학생들이 할아버지의 지갑을 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종균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