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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음이 큰 물결의 시작입니다


지난 금요일 문자 하나가 왔습니다. 모르는 번호였습니다. 누가 장난으로 보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제 큰 아이 이름으로 시작하는 이 문자의 내용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날 계획은 제 아이를 포함해서 예닐곱 명 정도 되는 중학생 아이들이 문자를 보낸 아이의 집에서 자기로 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무산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집에서 하룻밤 잘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매우 정중하게 보내온 것이었습니다.

보내온 문자를 보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귀엽기도 하고 그 정중한 투가 실소를 자아내기도 하였습니다. 당연히 막을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날 밤, 저희 집에는 중학생들의 목소리가 왁자지껄 했습니다.

그 다음 날, 이 아이들과 함께 교회로 왔습니다. 본당과 교육관에 성탄 트리를 설치했습니다. 아이들은 추억거리가 하나 생겼다며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이 일이 있기 그 전 날, 저는 제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네 친구들하고 토요일에 교회에 올 수 없니?’ 아이는 물었습니다. ‘왜요?’ ‘응, 성탄 트리 설치하게.’

뜬금없는 아빠의 요구에 아이의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당연한 반응입니다. 저라도 그랬을 것입니다.

그런데 의도치 않게 길이 열렸습니다. 제 아이의 힘도 들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스스로 방법을 찾았고, 그것에 제게 연결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뜻도 이루어지고, 저의 계획도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큰일만이 기도의 응답은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하고 작은 일에도 기도의 응답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작은 마음이라고 무시할 일이 아닙니다. 작은 마음이 큰 물결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이 일이 아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큰 계획의 시작이라는 마음이 듭니다.

 

김종균


 

This Post Has One Comment

  1. eunhee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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