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데이(Apple Day)
가끔씩 예상치 못한 곳에서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어떤 일에서든지 몇 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지난 주 제가 경험한 일도 그런 일들 중 하나입니다.
지난 주 어느 날, 학교에 다녀온 둘째아이가 종이 한 장을 꺼내 놓습니다. 자주 노는 가까운 친구 아이가 써 주었다면서 제게 보여주었습니다.
그 안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내 말이 심하지? 이제는 말을 심하게 하지 않을게. 말을 잘할게. 미안해.’
알고 보니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는 애플 데이(Apple Day)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뜻 그대로 ‘사과하는 날’이죠. 친구들 사이에서 사과할 만한 일이 있으면 이 때 할 수 있도록 지도를 한다고 합니다.
아이가 꺼내놓고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며칠 전의 일이 생각났습니다.
낮에 집에 들어가니 왁자지껄 했습니다.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온 것입니다. 그런데 문을 열자말자 들려온 소리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한 아이의 거친 욕이었습니다.
누가 했는지는 모릅니다. 아이들 중 한 아이가 했겠지요. 위의 편지를 쓴 아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나쁜 소리는 하는 것이 아니라고 모두에게 지도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에도 자기가 하는 말이 나쁜 말인지는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한 말이라는 것도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은 참 중요합니다.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어떤 말을 할까요? 사람을 살리는 좋은 말을 했으면 합니다.
김종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