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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Abba)


주말 거리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연인들도 있고, 친구 같은 이들도 있습니다. 중년의 부부도 있고, 노년의 부부도 있습니다. 바삐 일하는 분양대행사 직원들도 있습니다.

단연 눈에 띄는 사람들은 아주 어린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들입니다.

그 중 독특한 유모차에 탄 두 아이가 유독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모차는 아빠의 손에 이끌렸고, 아이들은 유모차 안에서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태평하게 앉아 있습니다.

세상에 이보다 더 안전하고 안락한 시간이 어디 있을까요. 아이들에게는 아빠와 함께 있는 시간이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작은 아이가 아빠에게 말합니다.

‘내려주세요.’

아빠는 그 말을 기다리기라도 했던 것처럼 이내 작은 아이를 들어 올려 유모차 바깥으로 내려주었습니다. 아이는 아빠의 손에 들려 자유롭게 유모차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아빠의 손에 들린 아이에게 유모차의 높은 장벽은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빠가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아이에게 아빠는 ‘수퍼맨’입니다.

이 땅의 모든 어른은 사실은 아이였습니다. 그들에게는 모두 다 ‘수퍼맨’ 아빠가 있었죠. 세상에 두려울 것도 없고, 걱정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걱정도 많고, 염려도 많습니다. 어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어른에게도 아빠가 필요합니다. 유모차 바깥으로 나오고 싶을 때 아빠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처럼 세상의 장벽 앞에서 주저앉지 않으려면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그래서 불러봅니다.

아빠(Abba).

 

김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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