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가락이 아파요
지난 금요심야예배를 마친 후 교인들이 저를 바라보는 눈빛이 안타깝습니다. ‘목사님, 조심 좀 하지 그러셨어요’라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이유는 제 손가락 때문입니다. 일주일 간격으로 한 번은 왼손가락 하나를, 다음에는 오른손가락 하나를 다쳤습니다.
두 번 모두 제 부주의 때문입니다. 한 번은 전선을 묶은 타이를 자르다가 베었고, 그 다음에는 설거지를 하다가 손톱에 크롬도금 조각이 박혔습니다. 보기에는 별것 아닌데 생활하기에 너무나 불편합니다.
우선 씻는 것이 불편합니다. 다친 손가락은 물이 닿지 않도록 하라는 의사선생님의 엄명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놀란 저는 그 말씀을 따를 뿐입니다. 열흘 동안 왼손은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왼손가락의 실밥을 푸는 날, 오른손가락 치료를 했습니다. 이번에도 물이 닿지 않도록 하라는 엄명이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양 손가락의 치료가 겹치면서 양손을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아주 작은 상처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마음대로 할 수도 있었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별것 아닌 상처로 불편한 2주를 보내고 보니 작은 손가락이 얼마나 고마웠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절로 떠올랐습니다. ‘그뿐 아니라 더 약하게 보이는 몸의 지체가 도리어 요긴하고(고린도전서 12:22).’
영혼의 한 손가락이 소중합니다. 너무나 소중합니다. 별것 아닌 그 손가락이 다치면 온 영혼이 힘들어집니다. 사랑하는 그대, 한 영혼도 너무나 소중합니다. 그대가 아프면 우리 모두가 아픕니다. 그대를 축복합니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 됨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한3서 1:2).’
김종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