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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02 03

세차장 단상(斷想)


겨울에 눈 내리는 모습은 낭만적입니다. 하늘 가득 채워진 커다란 함박눈은 춥지만 따스함을 가득 채워줍니다. 하지만 겨울의 눈은 딱 거기까지입니다. 낭만은 사라지고 현실만 남습니다.

온 대지를 뒤덮었던 하얀 눈이 녹기 시작하면 그보다 더 짐스러울 수 없습니다. 거리는 온통 질퍽거리고 녹은 눈은 검은 먼지를 품은 채 사방으로 퍼져 도시의 얼룩이 되고 맙니다.

눈이 녹고 낭만이 그치면 붐비는 곳이 있습니다. 세차장입니다. 온갖 얼룩을 몸이 묻힌 자동차들이 세차장으로 몰려듭니다. 도저히 그 몸으로는 거리를 질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차마 바라볼 수 없는 그 어떤 자동차도 거센 물줄기의 세례를 받고 세척력이 좋은 세제를 머금은 극세사 걸레로 몇 번 문지르고 나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합니다. 광택제까지 바르면 금상첨화입니다.

겉이 그 정도라면 세차를 마치고 난 실내는 그야말로 새 세상입니다. 쓰레기를 치우고, 먼지를 빨아들이고, 구석구석 물걸레로 닦아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한 모습을 자랑합니다. 그야말로 거듭남, Born again이 따로 없습니다.

지난 며칠 눈 내리고 기온이 내려가 꽁꽁 얼었던 세상이 녹자 세차장을 찾았습니다. 세차장은 이미 만원이었습니다. 저처럼 날씨가 풀리기만을 기다리기라도 했던 것처럼 먼저 온 얼룩무늬 자동차로 가득 했습니다.

사무실에 앉아서 세차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이 생각 저 생각이 찾아왔습니다. 많은 생각을 그저 보내고 자연스레 그 중에 붙잡은 생각 하나. 영혼을 위한 세차장도 있겠구나.

영혼에도 세차장이 필요합니다. 그 얼룩을 묻힌 채로는 거리를 활보할 수 없습니다. 영혼에 묻은 얼룩을 닦아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인생의 도로를 질주할 수 있습니다.

영혼의 세차장은 어디일까요? 교회입니다. 교회가 영혼의 세차장이라면 말씀은 거센 물줄기이고, 기도는 세제이며, 회개는 세제를 머금은 극세사 걸레입니다. 광택제는 성령충만함입니다. 영혼의 세차, 오늘 함께 어떻습니까?


 

This Post Has 2 Comments

  1. iloveJ

    영혼 세차장에서 열심히 세차하고 다른차 세차하는 것도 돕겠습니다! 그럴려면 부지런좀 떨어야 겠습니다!

    1. JoonHee Park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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