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가지에서 새 꽃봉오리가
3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항상 먼저 반겨주는 것은 앞에 있는 꽃나무입니다. 거의 매일 인사를 나누죠. 매일 보니 무언가 변화가 보이면 곧바로 알아차립니다. 뜨거운 여름으로 들어서던 7월초에도 그랬습니다.
동백나무 나뭇잎 사이로 연한 순들이 보였습니다. 마치 꽃봉오리가 같았습니다. 그래서 며칠 있다가 사진을 찍어서 꽃집에 보냈습니다.
사진을 보내고 받은 대답은 ‘이파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지요. 실망스러웠습니다. 꽃에 대하여 무식한 상식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몇 주 전부터 그렇게 돋아났던 잎사귀 사이에 다시 무언가 돋아나오고 있었습니다. 한 번의 실패가 있었기 때문에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었습니다.
매일 매일 잎사귀 사이를 살폈습니다. 이전 이파리 새순과 닮은 듯 닮지 않은 듯 구분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사진을 보내볼까도 생각해봤지만 더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점점 커지는 새순은 겉 표면에 층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단지 잎사귀가 아님을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더 자라난 새순은 마침내 꽃봉오리가 되었습니다.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꽃봉오리가 터져 나온 곳은 어김없이 올해 자라난 새로운 가지였습니다. 원래부터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꽃봉오리 모두는 새로운 가지에서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꽃봉오리만으로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가지에서 새 꽃봉오리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더 좋았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는 소식이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요한복음 15:5)”
김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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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포도나무되신 예수님께 꼭 붙어있는
새가지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