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토요일, 고향에 계신 아버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생신이 며칠 남지 않았기에 가족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주말을 택한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아버님을 찾아뵙는 것이 이전보다 더 즐겁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이전보다 연세가 더 드셨기 때문일까, 생각해보았지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점심식사에 맞춰 약속을 잡았기에 이른 시간 출발을 했습니다. 고속도로는 몇 군데를 빼놓고는 원활하게 뚫려 있었습니다.
집에 도착했을 때, 먼저 온 동생들과 아버님은 환하게 웃으며 우리 가족을 맞아주었습니다. 서로를 안은 가슴과 가슴에서는 따뜻한 온기가 전해졌습니다.
서로에게 사촌인 아이들도 모이니 이제는 숫자가 제법 되어서 모두 6명이나 됩니다. 아이들도 서로를 반갑게 바라봅니다.
점심식사를 위해 곧바로 이동했습니다. 가기로 한 곳은 바닷가 격포. 고향을 떠나기 전 어렸을 때에는 그렇게 멀게 느껴지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된 곳, 바닷가, 중국의 채석강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채석강이 있는 곳입니다.
13명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식사를 했습니다. 그간의 이야기도 나누고, 아이들의 노는 모습도 보면서 보내는 시간은 금방 흘렀습니다. 케이크에 초를 꽂고 불을 붙이고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드렸습니다.
당연히 계산은 아들들의 몫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버님께서 계산하시겠다고 하신 것입니다. 잠깐의 실랑이 끝에 결국 계산은 아버님께서 하셨습니다. 자식들을 향한 눈빛에 가득 담긴 그 사랑에 우리는 더 이상 고집할 수 없었습니다.
아, 바로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아버님을 찾아뵙는 것이 더 즐거운 까닭 말입니다. 아낌없이 주는 그 사랑 말입니다. 시인 유치환은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여라>
사랑하면 행복해지고, 더욱 더 많이 사랑하면 더욱 더 많이 행복해집니다.
김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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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아멘♡
아멘!! 정겨운 모습이 떠오르네요!!^^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