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의 양말
아버지의 양말
송구영신예배를 마치고 고향에 홀로 계신 아버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이렇게 일이 된 것은 며칠 전부터 그 마음이 계속 들었기 때문입니다. 좀 피곤했지만 예배를 마친 직후 고향집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1시가 조금 지나 출발해서 4시가 못되어 도착했습니다. 도착하니 불이 켜져 있었고 아버님은 저희들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잠깐 인사를 드린 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새벽녘에 잠든 터라 저와 아이들은 늦잠을 잤습니다. 덕분에 아침식사는 늦어져 버렸습니다. 일찍 일어나 식사를 준비한 아내와 평소 아침 식사가 이른 아버님에게는 미안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무섭게(^^) 우리를 깨웠지만 아버님은 평소보다 늦어진 아침식사에도 내색하지 않으시고 맛있게 아침을 드셨습니다.
모든 할아버지들이 그러신 것처럼 손자들에게는 최고의 자상한 사랑을 마음껏 주셨고, 아이들도 할아버지를 좋아했습니다. 큰아들 가족들을 데리고 근처 바닷가에도 가셨고, 만나는 이들마다 자랑스럽게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교회를 개척하고 난 이후에 더욱 느끼는 것은 이전보다 더 저를 자랑스럽게 여겨주신다는 것입니다.
다른 때 같으면 주일 준비 때문에 마음이 조급했을 텐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그래서 하룻밤 더 있다가 토요일 오전에 상경하기로 했습니다. 마음 한편에서는 무언가 설레는 감정이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토요일 아침이 되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출발을 준비하는데 신을 양말이 없었습니다. 내려가면서 미처 준비를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님 양말을 신겠다고 말씀드리고 하나를 집어 들었습니다. 아버님은 그런 저를 잠시 바라보시더니 장롱 앞으로 다가가서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새 양말을 꺼내 주시면서 이것을 신으라고 하셨습니다.
예전 같으면 저는 사양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마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처럼 좋아하면서 제 아이들에게 자랑을 했습니다. 그 모습이 좋아보였을까요. 아버님은 장롱 안에서 새 양말을 계속 꺼내주셨습니다. 저는 새 양말을 받아들면서 너무나 신났습니다. 주시는 대로 받았습니다. 제가 양말을 보면서 신나하자 아이들도 덩달아 신나했습니다. 그렇게 받은 양말이 쇼핑백으로 하나 가득 되었습니다. 올 해 신을 양말은 모두 해결이 된 것입니다. 쇼핑백에 가득 찬 양말은 아버님의 마음이었습니다.
순간,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도 이렇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서 이번 여행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김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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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실화 감동스토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