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피는 이야기

지난 주 새롭게 준비한 강단 화병에는 두 종류의 꽃이 있습니다. 하나는 동백꽃이고, 다른 하나는 목련꽃입니다.

동백꽃은 꽃봉오리가 열리면서 그대로 꽃이 드러납니다. 붉은 꽃잎을 기다리는 설렘과 즐거움이 있습니다.

목련꽃은 좀 다르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목련도 꽃봉오리가 있습니다. 당연하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꽃봉오리가 반대로 열립니다. 다른 꽃처럼 위에서부터 열리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열립니다. 그렇게 열린 봉오리는 마치 껍질처럼 아래로 툭 떨어집니다.

화병 아래에 떨어진 것이 처음에는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이런 것이 어디에서 생겼나 했습니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목련꽃입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떨어진 것과 똑같은 껍데기 같은 것들이 꽃을 감싸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것은 전체를 다 감싸고 있고, 어떤 것은 이제 벌어지기 시작하고 있고, 어떤 것은 다 벌어져서 곧 떨어질 준비를 하고 있고, 어떤 것은 아래로 떨어져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껍데기가 떨어지고 나서야 그야말로 찬란한 목련꽃의 아름다움이 꽃피고 고운 자태를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영혼의 껍데기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영혼도 그 껍데기를 떨어뜨리고 나서야 그 본연의 아름다움이 꽃피우게 되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영혼의 껍데기를 떨어뜨려야 합니다. 그래야 영혼의 꽃이 핍니다.

오늘도 그대의 영혼이 찬란하게 꽃피우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김종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