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부집에서 만난 영성(靈性)
지난 주 서울에 갔다가 일이 일찍 끝나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을 찾았습니다. <백년옥>이라는 두부 전문점입니다. 1991년에 2층 자그마한 곳에서 6개의 테이블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본관과 더불어 4개의 별관을 가진 유명한 맛집이 되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렸습니다. 메뉴는 전부 두부가 재료인 두부 요리였기에 주문하기에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일하시는 분들이 조용히 다가와서 음식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갔습니다. 첫 번째는 무심코 지나갔습니다.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식사를 하다 보니 반찬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주문했습니다. 잠시 후 주문한 반찬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두 번째 가져온 반찬을 식탁 위에 올려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조용히 탁자 높이로 반찬을 옮겼습니다. 최대한 손님에게 거스리지 않으려는 것이었습니다. 반찬이 식탁에 오르고서야 반찬이 온 줄 알았습니다.
그와 같은 종업원의 모습이 인상 깊어 다른 탁자도 유심히 살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다른 식탁에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손님을 배려하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 깊었습니다.
28년을 한 자리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식당을 하고 맛집이 된 이유가 이런 것이었구나! 식당에게도 성품이 있다면 이런 것이겠지요. 아마도 주인의 성품이 이렇게 드러난 것이겠지요.
영성(靈性)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혼의 성품’이라는 말로 이해하면 됩니다. 사람마다 영성이 있습니다. 영성은 그 사람의 삶에서 모두 드러납니다. 감출 수 없습니다. 그대에게서 드러나는 영성은 어떤 것입니까?
‘이와 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태복음 5:16).’
김종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