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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습 어때!”


눈이 부시게 푸르른 하늘과 그 위에 살포시 얹힌 새하얀 구름과 그 아래에 짙은 녹음(綠陰)을 자랑하며 뻗어 있는 산의 능선이 함께 만났습니다.

푸른 하늘은 잡티 하나 없는 어린 아이의 투명한 피부 같고, 새하얀 구름은 달콤하기가 이를 데 없는 솜사탕 같으며, 짙은 녹색 빛의 산 능선은 어떤 걸림돌도 넘어가는 물결 같습니다.

하늘로부터 받은 재능을 숨기기에는 너무나 솜씨가 좋은 어느 화가가 저렇게 그릴 수 있을까요. 사라질 새라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붙잡아 가슴의 화폭에 억지로 담아 놓았습니다.

차창 밖의 풍경이 너무나 좋아 운전하다 말고 마음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아마도 세상이 지어질 때 첫 하늘이 저렇게 눈부시도록 푸르렀을 것입니다. 첫 구름도 달콤한 솜사탕처럼 저렇게 몽실몽실했을 것입니다. 첫 산도, 그 능선도, 그 녹색 빛도 저렇게 부드럽고 진했을 것입니다.

지난 며칠, 비가 내리고 난 후 만난 풍경은 이렇게나 멋지게 우리를 찾아와 푸르름을, 새하얌을, 짙은 녹음(綠陰)을 자랑하며 말을 건네 왔습니다.

“내 모습 어때!”

이 말이 가슴을 두드렸습니다. 하늘을 뒤덮었던 미세(微細)먼지가 비에 씻겨 내려가자 드러난 하늘과 구름과 숲의 진면목.

때때로 우리 삶에 비가 내릴 수 있습니다. 그 비에 젖어버린 삶은 제 기능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힘을 잃고, 쭈글쭈글해지고, 널부러져 주저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 개인 뒤 찾아온 하늘과 구름과 숲이 말합니다.

“비 그치면 나처럼 당신도 진면목을 보일 수 있어. 그러니 힘 내!”

마치 따뜻하게 말씀을 건네 오시는 하나님의 음성 같습니다.

“맑은 물을 너희에게 뿌려서 너희로 정결하게 하되(에스겔 36:25).”

 

김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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