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 안에 있는 것을 주세요
전통시장에 다녀왔습니다.
대형마트와는 달리 전통시장의 주차장은 턱없이 좁았습니다. 짜증이 일어날 만한 상황인데도 넉넉하게 기다리고 있는 제가 신기했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자리가 나왔습니다. 시작이 좋았습니다.
전통시장에는 볼 것도 많고, 살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고, 사람도 많았습니다.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대개는 밝은 표정이었습니다. 표정이 없는 대형마트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전통시장에는 물건을 담을 카트가 없습니다. 물건을 구입할 때마다 담아 주는 검은 봉투를 들고 다녀야 합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밝았습니다.
가끔씩은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한 쪽은 싼 값에 조금 더 얻기 위해서, 한 쪽은 반대로 제 값을 받기 위하여 벌이는 실랑이입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웃음으로 헤어집니다.
마지막에 들른 곳은 시장 입구에 있는 국수집이었습니다.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맛이 좋았습니다. 칭찬을 했더니 넉넉한 웃음이 돌아왔습니다.
시장에서 국수집을 한지 3년이 되었다 했습니다. 식당은 처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집에서 먹는 것처럼 하자고 했고, 시작한 첫 마음대로 지금도 집에서 먹는 것처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찾는 사람이 많다고 했습니다. 한 번 다녀간 사람은 또 온다고 했습니다. 그럴 것 같았습니다. 우리도 다음에 또 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했습니다. 부부가 사람을 끄는 것은 무엇인가? 따뜻함이었습니다.
그대 안에 있는 것을 주십시오. 따뜻함을 주십시오. 그대도 밝아지고 그대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도 밝아질 것입니다.
김종균